입학 전 연구실을 알아보다 보면 어떤 연구실은 한국인만 있는 경우도 있고, 어떤 연구실은 외국인이 연구실 구성원의 절반 가량이 되는 연구실도 있다. 어느 연구실이 좋다 나쁘다는 구성원의 비율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 지도 교수의 성향에 따라 외국인 지원자도 받아주기도 하고, 전혀 받지 않고자 하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이 연구실 구성원 중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할 경우, 한국인만 있는 연구실과 연구실 문화나 의사 소통 방식 등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외국인 구성원이 많은 연구실의 장단점을 알아보도록 하자.
1) 외국인 많은 연구실의 장점
외국인 구성원이 많은 연구실의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영어 능력의 향상이다. 구성원들이 아시아인이든, 유럽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보편적으로 구성원들 간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어 회화를 한 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회화는 일단 많이 말하고 들을 수록 실력이 늘어난다. 일주일에 최소 5일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해야 한다면 영어 능력이 늘지 않을래야 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단 구성원의 출신 국가에 따라 억양과 발음이 크게 차이가 나서 억양이나 발음은 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를 위해 영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험을 쌓고, 특히 연구와 관련된 대화를 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나눔에 따라 구사할 수 있는 회화의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구성원이 많다면 랩 미팅, 연구실 세미나 등도 전부 영어로 진행할 것이다. 이런 경험을 쌓으며 영어 실력을 키울 뿐 아니라 해외 학회와 훗날 해외 유학에 대비할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연구실 분위기가 글로벌화된다는 점이다. 이 장점은 연구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기는 하나, 외국인 구성원이 많을 경우 흔히 연구실 단합 행사로 하는 회식, MT보다는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 소풍 등 좀 더 캐쥬얼하고 외국 문화와 결합된 형태로 단합 행사를 진행하곤 한다. 외국인 구성원이 많더라도 회식을 하기는 하나, 음식 선택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아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연구실은 주로 연구를 같이 하는 구성원과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외국인 구성원들은 본인 연구와 관련 없는 연구를 하는 구성원에게도 본인 연구를 알려주며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이로써 서로의 연구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 외국인 많은 연구실의 단점
그렇다면 외국인 구성원이 많은 연구실의 단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큰 단점으로는 연구실 행정 업무가 한국인 구성원에게만 집중된다는 점이다. 가령 과제 계획서 및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거나 기업 과제를 수행하는 등 연구실의 재원인 과제와 관련된 행정 및 부수적인 연구가 한국인 구성원에게만 주어질 수 있다. 또한, 연구실 회계 처리나 행정 처리 등 자잘한 업무 또한 외국인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한국인 구성원들이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도 교수가 학부생 강의를 진행한다면 강의 조교 업무까지 맡곤 한다. 외국인 구성원의 비율이 적거나 연구실 구성원 자체의 수가 많다면 이런 행정 업무의 부담이 적겠으나, 그 반대의 경우라면 행정 업무의 과중에 허덕일 수 있다. 이는 연구실 구성원의 수, 외국인 구성원의 비율, 그리고 지도 교수의 행정 업무 분배 능력에 따라 얼마나 행정 업무가 주어질지 달라진다.
또한 외국인 구성원들은 대체로 행정 업무 부담이 없고, 기업 과제 등 사이드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본인 연구에만 집중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인 구성원들이 불만을 가져 연구실 내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또는, 연구실 내 외국인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나라 출신이 아니라 특정 한 국가 출신인 경우 그 나라의 문화로 인해 연구실 내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일례로 한 국가 출신이 많은 연구실의 경우 해당 나라의 보편적인 위생 관념이 우리 나라와 달라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도 교수의 업무 분배와 연구실 구성원 간 문화 차이 극복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외국인 구성원이 많은 연구실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았다. 외국인 구성원이 많은 게 좋냐, 나쁘냐는 단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양적인 수치보다는 그 구성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한국인 구성원들은 어떤지, 지도 교수는 어떤 사람인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다. 항상 강조하지만 입학을 원하는 연구실이 있다면 입학 전 무조건 한 번 쯤은 견학을 해보고 연구실 분위기를 반드시 파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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