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입졸 | 입학-8. 이공계 대학원 면접 준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제 공대입졸 [입학] 시리즈의 마지막, 면접 준비만이 남았다. 다른 모든 과정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떨리고 오랫동안 준비해야 하는 단계기도 하다. 이공계 대학원 면접은 크게 전공 면접과 인성 면접으로 나뉜다. 전공 면접은 면접장 앞에서 문제를 풀고 들어가 설명하거나 면접장 내에서 즉석으로 문제를 내고 답을 듣는 구술고사 형태로 진행되고, 답변이 끝나면 질의응답이 이어지거나 인성 면접이 이어진다.

 

나는 대학원 입시를 준비할 당시 두 군데 면접을 보았었다. 한 대학원은 전공 과목 다섯 개 중 하나를 골라 면접장 앞에서 문제를 10분 정도 풀고 들어가 설명 후 인성 면접을 보는 식이었다. 반면 다른 대학원은 방 다섯 군데를 돌아다니며 각 방에 있는 교수님들께서 구두로 전공 문제를 내는 구술고사 식이었다. 따라서 나는 전공 과목 하나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전공 과목도 두루 공부해야 했다. 이런 경우 전공 면접을 어떻게 준비하면 될지 간단한 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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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공 면접 준비 팁

일단 전자처럼 전공 과목 다섯 개 중 하나를 골라 문제를 푸는 경우에는 과목에 따라 다르지만 계산을 해야 하거나 면접장 내에서 그래프를 그리며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최대한 자세히 공부하는 게 좋다. 범위는 별도의 공지가 없다면 전범위라 생각하면 되는데, 최근 들어 범위를 상세히 알려주기도 하니 가고자 하는 대학원 학부의 공지사항을 틈틈이 확인하고 과거 범위를 확인해두는 게 좋다. 네이버나 다음 대학원 준비 카페를 검색하다 보면 어떤 문제들이 나왔는지 공유해주는 분들도 계시니 검색하여 대비를 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간혹 '후기를 보니 @@ 과목에서는 주로 A, B에 대한 문제가 기출로 많이 나오고 뒷 부분인 C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네? A, B 위주로 공부하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준비했다가는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대학원 면접 전공 문제는 해당 과목을 전공하신 해당 과의 교수님들께서 직접 내시기 때문에, 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님이 바뀌는 경우 정말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험 범위를 최대한 자세히 공부하되, 10-20분 안에 풀 수 있고 면접 시간 내(대체로 5-10분)로 설명할 수 있을 법한 문제를 예상하며 공부하면 좋다. 보통 전공책에서 시험 범위의 간단한 exercise나 example 들을 풀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정도다. (전공 시험처럼 너무 어렵거나 까다로운 문제는 보통 내지 않는다.)

 

네이버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카페에 위와 같은 대학원 시험/면접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판이 있다.

 

만약 후자처럼 면접장 내에서 즉석으로 문제를 내고 답변을 듣는 형태의 구술고사라면 너무 자세히까지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공 과목의 흐름을 이해하고, 여러 개념들의 연관 관계와 그 응용에 대해서는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열역학' 관련 구술고사는 아래와 같은 상황으로 면접이 진행될 수 있다.*

 

(입장)

교수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간단하게 해주실까요?

학생: (자기소개)

교수2: 네, 잘 들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열역학 관련해서 질문 먼저 드릴게요. 열역학 제1법칙, 제2법칙이 뭐죠?

학생: 열역학 제 1법칙은 고립된 계의 에너지가 일정하다는 법칙이고, 열역학 제 2법칙은 고립 계의 엔트로피가 계속해서 증가한다는 법칙입니다.

교수1: 두 법칙을 열역학적으로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래요?

학생: 제1법칙은 내부 에너지 변화는 공급된 열에 일을 빼준 값과 같다, 즉, dU = dQ - dW 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제 2법칙은 고립 계의 엔트로피가 열적 평형 상태에 있지 않으면 계속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엔트로피를 최대화하기 위해 계속 변화한다는 법칙입니다. 식으로 표현하자면 ⎰(dQ/T) ≥0 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교수1: 네, 그렇군요. Carnot engine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보세요.

학생: carnot engine은 이상적인 열역학적 사이클인 carnot cycle로 작동되는 엔진을 말합니다. 크게 isothermal expansion, adiabatic expansion, isothermal compression, adiabatic compression 네 가지 과정을 순환하며 작동합니다.

교수2: Carnot engine이 이상적인 엔진이라고 했는데요. 실제 엔진은 효율이 낮은데, 왜 그런지 맨 처음에 설명했던 열역학 법칙들을 이용해서 설명해볼까요?

학생: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 1법칙에 의하면 내부 에너지 변화는 공급된 열에 일을 빼준 값과 같아야 하고 제 2법칙에 의하면 고립된 계에서는 열적 평형 상태에 있게 되기까지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해야 합니다. Carnot engine은 reversible process로 한 cycle이 돌 때마다 엔진 내부와 주변의 엔트로피가 모두 상수를 유지하고,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즉, 전체 엔트로피의 변화가 0이므로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하지만 이는 열역학 제 2법칙에 어긋납니다. 실제로는 전체 엔트로피가 증가하므로 engine의 효율이 감소합니다.

교수1: 네, 답변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시간 다 됐으니 나가셔도 됩니다.

학생: 네, 감사합니다.

 

*답변은 열역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작성하였으므로 실제 면접 답변용으로 참고하면 면접을 망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전공 분야에 대해 각각 다른 개념을 묻기도 하고, 문제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답변을 유도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기본 개념은 반드시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같은 대학이라 하더라도 학부에 따라 면접은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본인이 가고자 하는 대학원 학부의 면접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위에 소개한 것과 같이 네이버나 다음 카페 등에서 면접 후기를 인터넷에서 참고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대학명 + 학부명 + 커리큘럼만 검색해도 해당 과의 전공 필수 과목들을 확인할 수 있다.

 

 

2) 인성 면접 준비 팁

전공 면접만 진행하는 곳도 있겠지만, 전공 면접 7분 + 인성 면접 3분 등 인성 면접도 함께 보거나 인성 면접 위주로 보는 대학들도 많다. 인성 면접에서는 주로 뭘 물어볼까? 이것도 진리의 '대바대'다. 간단하게 지원동기, 자기소개, 연구계획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이공계 대학원 면접에서는 "어느 연구실 컨택했어요?", "@@ 연구 하려면 ~~ 잘 다뤄야 하는데, 관련 툴 써본 적 있어요?"와 같이 지원한 연구실에 대해 묻거나 연구 분야와 관련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주변 사례로는 "@@ 연구실 지원했다고요? 거기 연구실 야근 많이 하던데, 체력 좋아요?"와 같은 다소 어이없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인성 면접에서는 자기소개, 지원동기, 장래계획,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준비 등 기본적으로 면접에서 필요하리라 생각되는 부분들만 준비해둬도 충분할 듯싶다. 전공 면접과 인성 면접을 같이 보는 경우 보통 인성 면접에서 말실수하지 않는 한 모두 비슷하고, 따라서 전공 면접 결과가 크게 중요하기 때문에 인성 면접은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해도 될 것이다. 다만, 입학 지원서 관련 글에서 기술했듯 본인이 스펙에 자신이 없다면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출신 대학이 좋지 않거나 희망 연구 분야와 관련된 전공 성적이 좋지 않다면 그 부분에 대해 질문이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이에 대한 설명이 당위성을 갖기 위해서는 전공 구술고사 답변을 충분히,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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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면접이나 회사 면접과는 달리 이공계 대학원 면접은 경험자나 후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많이 고민이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인성 면접보다는 전공 면접에 초점을 맞추어 준비하되 인성 면접도 기본적인 것들은 준비해두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전공 과목들을 면접 세 달 전부터 공부했다. 결과적으로 지원한 두 군데 모두 합격을 했지만 어떤 요소가 합격에 가장 크게 작용했는지는 모른다. 대학원 입시의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 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당신의 합격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