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에 성공하여 교수님과의 면담 약속을 잡았다면 면담을 준비해야 되겠단 생각이 들 것이다. 근데 뭘 준비해야 할까? 면담은 면접이 아니니 가벼운 마음으로 가도 된다. 다만 간혹 면담에서 가벼운 전공 지식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본인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도 있으니 대비하면 좋을 듯하다.
1) 면담 전 준비해야 할 것들, 면담에서는 무슨 얘기를 할까?
가벼운 마음으로 면담을 가더라도 준비해 가면 좋을 것들이 있다. 바로 당신이 메일에 첨부한 서류들(성적증명서 등)과 자기소개서다. 이미 교수님께 메일에 첨부하여 보내드렸으니 빈 손으로 가도 되겠지 싶겠지만, 많은 교수님들은 나이가 있으시기 때문에 컴퓨터 화면보다 프린트를 선호하시기도 한다. 이것 또한 본인의 준비성을 보여주는 행동이 될 수 있으니,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 복장은 너무 격식을 갖춰서 갈 필요는 없다. 본인 선에서 상식적인 TPO를 갖춰 입으면 된다.
면담에서는 보통 무슨 얘기를 할까? 교수의 입장에서는 메일로만 본 학생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고, 학생 입장에서는 연구실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다. 교수는 학생에게 연구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겠지만,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연구실에 대한 정보를 얻음과 동시에 본인 어필을 해야한다.
면담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물어보는 질문으로는 주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이 있다.
1. 이 연구실을 왜 들어오고 싶은지 (=왜 이 연구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지)
2. (타대생인 경우) 자대에도 이 분야 연구실이 있는 걸로 아는데, 왜 이 연구실에 컨택한 건지
3. 석사까지 할 건지, 박사까지 할 건지
4. 졸업 후 진로는 어느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5. 집은 이 근처인지? 집이 멀 경우 합격한다면 어떻게 다닐 것인지
6. 연구실의 연구비가 많지 않아 등록금 지원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은가?
1, 2번과 같이 지원동기를 학생에게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3, 4번과 같이 연구를 하려는 목적(진로)을 물어보기도 한다. 또한 5, 6번처럼 다소 사적인 영역과 연관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 질문들에 대해 뭐라고 대답하는 게 옳은지 정답은 없다. 본인 상황에 맞게 진솔하게 답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3번 질문에 대해 교수님께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석사 생각만 있는데 무조건 박사까지 할 예정이라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교수님들이 박사과정까지 할 학생을 선호한다는 통념 때문에 그런 듯하다. 으레 면접이 그렇듯 거짓말을 해서라도 합격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거짓말을 한다면 그 거짓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함을 유념하기 바란다.
이 외에도 간혹 연구 분야와 관련된 가벼운 전공 지식을 묻기도 한다. 가령 본인이 반도체 관련 연구실에 컨택했는데, 성적증명서에 반도체공정 과목이 B-, C+ 라면 교수는 이를 보고 학생이 반도체에 관심이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테니 말이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연구실의 연구 분야와 관련된 성적이 좋지 않다면, 왜 성적이 안 좋았는지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하고 관련 전공 지식 또한 공부한 후 면담에 가는 것이 좋겠다.
2) 면담 때 여쭤볼 질문들 yes or no
"혹시 우리 연구실에 궁금한 점은 있나요?"
교수가 학생에게 궁금한 점을 모두 해소했다면, 교수는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이때 당신은 인건비, 연구 주제, 출퇴근 시간 등 여쭤보고 싶은 질문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모두 질문하면 좋겠지만 여쭤보면 좋은 질문과 아닌 질문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흥미를 느낀 그 연구 분야를 입학 후에 본인이 할 수 있느냐다. 연구실에 입학한 후 본인이 흥미를 느낀 연구 분야를 하는 인원이 이미 많으면 본인은 생각치도 못한 연구 주제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인건비를 여쭤보는 걸 주저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데, 인건비는 본인의 생계와도 관련된 사항이니 조심스레 여쭤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인턴이 가능한지도 여쭤보면 좋다.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턴이 가능한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인턴을 하면서 연구를 직접 해보고 연구실이 어떤 분위기인지 파악하면 좋다.
반면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을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A 연구 분야를 현재 연구실 인원 몇 명이 연구하고 있는지'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굳이 질문을 하며 시간을 뺏기보다는 홈페이지를 충분히 훑어보고 가는 게 낫다. 또한 연구실 분위기가 어떤지도 굳이 여쭤보지 않아도 된다. 교수가 바라보는 연구실 분위기와 실제 구성원들이 느끼는 연구실 분위기는 다르기 마련이다. 여쭤봐도본인이 직접 겪는 게 제일 정확하다.
면담에서 중요한 건 본인이 얼마나 준비된 인재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의욕이 넘치다보면 말 실수를 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면 좋을 듯하다. 본인이 열정이 넘친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교수들도 사람인지라 예의바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면담까지 마치면 그 후엔 인턴 혹은 대학원 입시만 남는다. 남은 일이 얼마 없으니 조금만 더 힘내서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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