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가고 싶은 연구실에 "저 이 연구실에 관심 있어요"라고 어필하는 것을 '컨택'이라고 한다. 컨택은 왜 필요할까? 대학원 합격 전 컨택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구실마다 그리고 매 학기마다 TO가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실마다 연구비 사정이나 물리적 환경(연구실 공간이 사람을 더 받기에 부족할 수도 있다) 등에 의해 매 학기마다 연구실 별 뽑을 수 있는 인원이 다르다. 따라서 대학원 입학 전 미리 컨택하여 최소한 본인이 가고 싶은 연구실에 TO가 있는지 파악하고, 본인이 입학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좋다.
보통 해당 연구실의 지도교수께 메일을 보내는데 왜 '메일'을 보내는지, 메일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메일에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는지 처음 컨택을 시도할 때는 굉장히 막막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1) 연구실 컨택하는 방법 (컨택 메일 구성 요소)
연구실 컨택은 보통 지도교수께 메일을 보내는 것을 일컫는다. 간혹 약속을 따로 잡지 않고 홈페이지를 보고 교수님 오피스로 무작정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교수님들께서 항상 오피스에 계시는 것도 아니고 회의나 수업 등 일정이 매우 많기 때문에 절대 무작정 찾아오지 않기 바란다. 교수님을 직접 뵙고 싶더라도 먼저 메일을 보내 시간이 되시는지 여쭙고, 찾아 뵈어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여쭈는 게 기본 예의다.
*교수님 오피스에서 미팅하던 대학원생도 같이 당황한다. (..) (실화)
그렇다면 컨택 메일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일단 우리의 목적은 크게 보면 '이 연구실에 다음 학기 TO가 있는지' 여쭤보는 것과 본인 어필 이렇게 2가지다. 반드시 이 두가지 항목은 포함을 해야 한다. 전자는 여쭤보는 게 어렵지 않다. 그냥 본인 어필을 자연스럽게 한 후 다음 학기 TO가 있는지 여쭤보면 된다. 그렇다면 후자, 본인 어필은 어떤 내용들을 넣어서 하는 게 좋을까?
여러 항목이 들어가면 좋지만 기본적으로 컨택 메일 또한 '자기소개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나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메일을 구성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 예시를 똑같이 사용하다가 다른 지원자와 중복되면 진정성을 의심받기 매우 쉬우니, 참고만 하고 본인 스타일로 메일을 구성하기 바란다.
메일 예시의 구성은 크게 아래 다섯 문단으로 나뉜다.
1. 본인 소개 + 왜 메일 보냈는지 간단 소개
: 기본 중의 기본.
2. ㅇㅇㅇ 교수님을 어떻게 알게 되어 컨택했는지
: 메일 내용 흐름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넣었다. 자기소개 후 바로 TO 문의를 하면 너무 직설적인 느낌이 든다.
3. E 분야 연구실들 중 왜 ㅇㅇㅇ 교수님 연구실에 흥미가 있는지 + TO 남아있는지 문의
: 사실 이것도 본인 어필에 해당한다. 해당 교수님의 연구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어필하며, 이만큼 이 연구에 대해 열정이 있음을 어필하는 셈이다.
4. 본인 어필 (스펙)
: 개인적으로 성적을 잘 받아서 장학금수혜내역이 많았기 때문에 첨부 파일로 자기소개서, 성적증명서, 장학금수혜내역서를 첨부했다. 이 파일들을 모두 안 열어보시는 교수님들께서도 많겠지만 "내가 이만큼 준비되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도 있었다.
5. 본인 어필 2 (인턴)
: 추가로 대학원 진학 전까지 시간이 좀 있다면 인턴 문의도 해보기 바란다. 이건 본인 어필도 되지만 연구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컨택 메일을 구성하여 총 5 명의 교수님께 보냈었다.* 아예 답장이 안 온 경우는 없었고, 3분의 교수님들께서는 다음 학기 TO가 없다는 답변을 해주셨고 현재 나의 지도교수님을 포함한 나머지 두 교수님들께서는 TO가 있으니 한 번 만나서 얘기하자는 답장이 왔었다. 그런데 나와 스펙이 비슷한 대학 동기/후배들이 우리 연구실에 컨택을 했는데 답장이 없다고 나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경우 교수님들께서 너무 바쁘셔서 메일을 읽고 답장을 까먹으셨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보낸 메일을 보면 예의가 부족하게 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가령 이모티콘을 쓴다든지,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연구실 정보를 여쭤본다든지 하는 식이다. 컨택 예절은 별 게 없다. 그냥 최대한 공손하고 예의바르게 메일을 작성하길 바란다. 지나치게 공손한 것이 지나치게 예의없는 것보다는 백 배 낫다.
*한꺼번에 다섯 분께 보냈다는 말이 아니라, 한 분씩 보내다 보니 다섯 분께 보내게 되었다. 동시에 다섯 분께 보내는 건 추후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지양하기 바란다.
이런 식으로 메일을 보냈을 때 교수가 당신에게 흥미가 있다면 자세한 얘기를 나누기 위해 면담을 하자고 할 것이다. 면담에서는 어떤 얘기를 나누어야 하는지는 다음 글에서 얘기하겠다.
2) 컨택 성공하는 꿀팁
앞서 언급했듯 나는 입학하기 약 10개월 전부터 다섯 분의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는데도 벌써 TO가 없다는 연구실들이 많았다. 정말 인기가 많은 연구실은 자대생들이 이미 학부 인턴을 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약속(?)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컨택에 성공하려면 가능한 빨리 메일을 보내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빠르게 연락을 드리면 추후 연락하라고 회신이 올 수 있으므로 입학하기 약 12개월 전~6개월 전 사이가 가장 좋은 듯하다.
두 번째로 대학원 입학 준비 카페 등에서 컨택 메일 보내는 시간까지 언제가 좋다는 글들이 많은데, 솔직히 말하자면 새벽이나 너무 늦은 밤만 아닌 이상 언제 보내든 상관이 없다. 중요한 건 내용이다. 내용에서 진심이 묻어나고 연구에 대한 열의가 보인다면 교수가 답장을 정말 못하는 상황이더라도 3-4일 후에도 회신하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너무나 당연한 거지만 메일을 보낼 때 이미 본인은 준비가 된 상태여야 한다. 해당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를 학부 수준에서나마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대학원 입학을 위한 준비(ex. 영어 성적 등)가 되어있다면 더욱 좋다. 컨택에는 성공했지만 대학원 입학에 불합격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컨택에 성공했다고 지도교수가 대학원 면접마저 합격시켜주지 않는다.* 이런 예를 여러 번 겪은 교수는 영어 성적이 없다거나, 열정은 있지만 전공 지식이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받아주지 않을 확률이 크다.
*대학이나 학과에 따라 아닌 예도 있으나 대부분은 그렇다.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컨택 메일이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훗날 지도교수가 될 분에게 첫인상을 보여주는 메일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이 되니까 말이다. 본인의 역량과 열의를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도록 메일 또한 잘 준비해서 컨택에 성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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