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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입졸 | 재학-5. 연구 논문 읽는 방법, 논문 내용 정리 팁

라브 (LAB) 2022. 6. 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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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리뷰 논문이 아닌 research paper(일반적인 연구 논문)을 어떻게 읽고 정리하면 좋을지에 대해 기술하려 한다. 리뷰 논문은 대체로 해당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과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읽지만, 연구 논문은 다양한 목적으로 읽곤 한다. 논문을 읽는 목적에 따라 읽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고, 정리하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1) 연구 논문 읽는 목적

리뷰 논문과 달리 연구 논문은 보통 읽는 목적이 정해져 있다. 목적에 따라 논문 전체를 읽기도 하고, 논문의 극히 일부분만 읽기도 한다. 주로 논문을 읽게 되는 목적은 아래 세 가지인데, 이 외에도 간혹 연구실 세미나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든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크게 카테고리를 나누자면 아래와 같겠다. 

연구 논문을 읽는 목적 / (C) copyright by LABlog

 

1. 특정 연구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저년차 때 특히 논문을 읽는 목적은 주로 1번일 것이다. 지도교수님께서 디테일한 연구 주제를 정해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략적인 연구 주제만 정해주시고 디테일한 연구는 본인이 설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부담없이 해당 분야에서 어떤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찾아보는 정도로 논문을 읽어도 되겠지만, 후자는 최신 연구가 어디까지 발전했고, 최신 연구들과 겹치지 않으면서도 유니크하며 학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연구 주제를 정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논문을 읽어야 할 것이다.

 

꼭 저년차가 아니더라도 후속 연구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연구 논문을 읽기도 하고, 연구를 진행 중인 연구자가 최근 연구가 어느 흐름으로 가고 있는지 트렌드 체크를 위해 연구 논문을 읽기도 한다. 또한,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초기에 설정한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하고, 최신 연구 흐름과 상이하거나 너무 인기 있는 분야의 경우에는 내 연구와 같은 주제의 논문이 연구 도중에 나와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더 늦기 전에 연구의 방향성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연구를 진행 중에도 최신 연구 동향의 파악은 필수적이다. 이렇듯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경우는 간단하게 연구 논문이 어떤 것을 다루고 있고, 기존에 비해 어떤 점이 새로운지 정도만 파악해도 되겠지만 대체로 논문의 abstract부터 conclusion까지 꼼꼼하게 읽고 그 특징이나 새로 알게된 점을 정리하는 게 좋다.

 

2. 연구 방법을 참고하기 위하여

가끔 내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거나 혹은 큰 접점이 없는 분야의 논문이지만 연구 방법을 참고하기 위해 연구 논문을 봐야할 때가 있다. 가령 전자 재료에 사용할 고분자 소재의 전도도(conductivity) 분석 방법을 알고 싶다고 해서 전자 재료에 고분자 소재를 적용한 논문만 봐야 하는 건 아니다. 인공조직, 장기 등을 연구하는 생체재료 분야에서도 전도성이 있는 고분자 소재를 사용하곤 한다. 이런 경우에도 소재 자체의 전도도 분석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참고할 수 있다.

 

또한 연구 방법을 참고하고자 할 때는 해당 논문의 처음부터 끝까지 빼곡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 위의 예시와 같이 고분자 소재의 전도도 분석 방법이 궁금하다면, 연구 논문의 experimental section에서 어떤 기기를 사용하였고, 어떤 조건 하에서 분석을 하였는지를 파악한 후, 논문의 본문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그래프와 내용을 가볍게 읽으며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오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면 된다. 특히 고분자나 유기 화합물의 합성 방법을 참고하고자 논문을 읽을 때는 논문의 experimental section의 원하는 부분만 읽어도 된다. 

 

3. 논문/특허/과제 제안서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하여

어찌 보면 최신 연구 동향 파악과 같은 이유지만, 이 목적은 조금 더 특별한 내용 정리를 필요로 한다. 논문 작성 시에는 본인이 논문 내용의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없고, 선행 연구 또한 언급해야 하므로 논문 내용 곳곳에 레퍼런스(reference)를 달아야 한다. 이 때 레퍼런스로 다는 선행 연구 논문들을 모두 읽기도 하겠지만, 논문을 작성하다가 revision 과정을 거치다 보면 reviewer들이 '선행 연구 레퍼런스가 부족하다. @@@, ### 등을 레퍼런스로 달면 좋을 것 같다'고 은근히 본인의 논문을 끼워넣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레퍼런스를 넣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략적으로 abstract, introduction, conclusion 등은 읽어야 그나마 적합한 부분에 레퍼런스를 달 수 있다.

 

특허나 과제 제안서를 쓰는 경우에도 선행 연구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레퍼런스를 다는 것보다는 기존에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그 구조를 기술하고, 본인들은 이와 다른 구조 혹은 매커니즘의 something을 개발하였음/할 것임을 얘기해야 한다. 즉, 논문 작성 시 참고하는 것보다는 보다 구체적으로 읽고, 그 초점이 "해당 논문에서 무엇을 개발했느냐"에 맞춰져 있다

 

 

2) 목적 별 논문 내용 정리 팁

목적 별로 읽는 내용도 다르니, 논문을 정리하는 방법 또한 달라야 할 것이다. 사실 나는 저년차가 아니라면 논문 내용을 요약하고, 알게 된 점을 노트에 정리하는 그런 노트 필기 식의 정리는 권장하고 싶지 않다. 초반에는 논문 하나 읽는 것도 어색하고,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논문 하나를 집요하게 읽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런 식으로 논문을 하나하나 정리하기엔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무엇보다 논문 내용을 요약하는 과정이 중간년차부터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또한 본인 연구에 핵심적인 영향을 끼친 아주 소수의 논문을 제외하고는 읽은 논문들의 내용 하나하나를 깊숙히 기억할 필요가 없다. 대략적으로 어떤 류의 연구들이 진행되었는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만 정리해도 된다. 정말 필요할 때는 해당 논문 파일을 그냥 열어서 보면 되니까.

 

그렇다면 논문은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내가 권장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폴더와 파일명 정리만 잘 해도 논문 내용 정리가 반은 끝난다. 앞서 언급했듯 갑자기 어떤 주제에 대한 논문이 필요할 때, 그 논문 파일을 열어서 다시 읽어보면 된다. 이때 그 논문이 어떤 주제를 갖고 있고, 내 연구에 어떤 식으로 필요한지 파악하여 그것을 파일명과 폴더에 녹여 정리하면 해당 논문을 찾는 데 시간이 훨씬 단축될 것이다. 또한 비슷한 이유로 정리된 논문들을 보며 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파악하기도 수월하다.

 

논문 폴더 정리 방법 1 / (C) copyright by LABlog

예를 들어 cell membrane을 이용한 면역항암제 약물 전달 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에 대한 연구를 한다고 하면 참고해야 할 분야의 논문은 위와 같이 크게 두 가지다. cell membrane derivatives을 개발한 연구와 immunotherapy를 다룬 논문이다. 구체적으로 더 분류를 하자면 그 중에서도 동일한 immunotherapeutic drug을 사용한 논문들은 하위 폴더로 묶을 수 있고, 같은 연구실에서 나왔거나 비슷한 소재를 이용한 논문들 또한 같은 하위 폴더로 묶을 수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나의 경우 내 연구와 동일한 연구 주제인 논문(예: cell membrane 사용한 DDS의 immunotherapy)은 상위 폴더(Drug delivery system)에 추가로 복사를 해두었다. 

 

연구와 관련된 목적(주로 1, 3번 목적)으로 논문을 정리할 때 파일명은 주로 "논문 제목 (저널명, 게재년도)"로 설정한다. 논문 제목은 해당 논문의 내용을 가장 함축적으로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널명과 게재년도는 이 연구가 어느 정도 학계의 관심을 끌었는지, 최신 연구인지 파일명만 보고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파일명을 논문 제목으로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바로 2번 목적으로 논문을 읽을 때다. 이때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논문 주제가 전혀 달라도 내게 필요한 실험 방법만 얻으면 되므로, 파일명을 내가 원하는 실험 방법에 대한 것으로 바꾼다. 만약 어떤 논문이 내가 원하는 실험 방법에 대한 논문이라면 논문 제목을 그대로 파일명으로 하기도 한다. 또한 특히 중요한 연구 방법이라든지, 관련된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봐야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폴더를 만들기도 하였다.

 

논문 폴더 정리 방법 2 / (C) copyright by LABlog

 

이렇게 폴더와 파일명을 정리했다면 읽은 논문 내용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내가 권장하는 방법 두 번째는 엑셀 정리다. 엑셀로 간단하게 논문 제목, 저널, 게재 년도, 연구 디자인, 효과 등을 정리하였다. 디자인과 효과는 해당 논문이 abstract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디자인 부분에서 이 연구가 어떤 주제인지를 키워드로 정리해놨는데, 이렇게 엑셀로 정리해두면 나중에 ctrl + F로 원하는 키워드를 연구한 논문만 찾아보기도 편하다. 추가로 논문의 타이틀에 하이퍼링크로 해당 논문 doi를 걸면 논문을 바로바로 볼 수 있어서 편하다.

 

논문 내용 엑셀 정리 예시 / (C) copyright by LABlog

 

 


 

 

거창하게 시작한 데 반해 알려주는 내용이 적은 듯하다. 논문 정리는 워낙 사람마다 본인에게 맞는 방법이 있으니 단순히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정리하지 않아도 읽은 내용의 논문들을 잘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고, 논문을 꼭 프린트하여 읽고 정리하여야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각자가 연구하기에 좋은 방법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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